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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희대 신입생에게 부치는 편지
| 2019·02·27 17:13 | VOTE : 37


<2019 경희대 신입생에게 부치는 편지>

일주일 동안 대학생들의 뇌파를 측정한 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뇌가 가장 게을리 활동하는 시간이 주요 관심사였죠. 언제였을까요? TV시청 다음으로 뇌의 활동이 가장 적은 때는 다름 아닌 ‘강의시간’이었습니다.

지나면 까마득히 잊어버리는, 제목마저 기억하지 못하는 강의를 뼈아프게 각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후마의 예술교과는 이 문제의식에서 출발합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스스로 움직여 함께 동참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예술과 삶을 직접 연관 시킬 수 있을까.

후마의 예술교과는 음악, 미술, 무용, 영상, 연극 등을 망라하며 매학기 20개의 강좌가 개설됩니다. 각 분야의 예술현장에서 경험과 연륜을 두루 갖춘 교강사가 여러분과 함께 강의를 이끌어 갑니다.

강의실에서 다루는 이론은 시간의 풍화와 대중의 호불호를 견뎌낸 고전에 기반 합니다. 과거의 걸작일지라도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습니다. 모든 위대한 예술작품은 자신의 시대를 담아낸 동시 영원을 지향하기 때문이지요. 시간을 초월해 영원히 동시대적인 예술작품을 만나다보면, 예술을 이해하며 파고드는 방식에 다양성과 깊이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렇듯 고전을 통해 문명에 깃든 예술의 힘을 일깨우는 것, 후마 예술교과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강의실에서 배운 이론은 예술현장과 어떻게 연결될까요. 후마의 예술교과는 이론학습 뿐만 아니라 실천적 창조활동도 적극적으로 연계합니다. 방관자가 아니라 당사자로서 예술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지요.

2019년 1학기 현재, 후마는 3개의 예술기관과 협약을 맺고 공동운영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시향과는 ‘오케스트라의 오늘’을, 국립현대무용단과는 ‘움직임과 소통’을, 플렛폼엘 미술관과는 ‘현대미술 라운드 테이블’ 강의를 공동으로 운영하며 커리큘럼의 1/3을 예술현장과 직접 연계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학으로서는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인 이들 기관과의 협업은 감상이나 견학에 그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실무진과 실제 업무경험을 공유하며 우리 시대의 예술이 나아갈 길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지요. 예술을 통한 사회공헌, 후마 예술교과의 중요한 문제의식이라 하겠습니다.

매년 11월에 열리는 ‘후마니타스 예술축전’은 강의실과 현장에서 배우고 익힌 것들을 우리 고유의 예술적 표현으로 펼치는 축제의 장입니다. 개인의 기량뿐만 아니라 여럿이 협업을 통해 무대를 일구는 것이 후마 예술축전의 핵심입니다. 전공의 경계를 허물며 함께 음을 맞추거나, 함께 스텝을 밟고, 함께 색감을 더하는 일련의 활동은 공동체의 예술적 경험을 이끌어 냅니다. 예술축전에서 펼쳐지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주도적인 활동은 자칫 마모되기 십상인 공감과 감수성을 일깨웁니다. 감성과 지성의 비대칭적인 관계를 바로잡는 것, 후마 예술교과의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처럼 이론과 실천이 융합된 후마의 예술교육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교육철학과 강력히 결속되어 있습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복잡한 일에 대처하는 상상력을 기르는 것, 스스로 질문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 후마의 예술현장을 함께 일구어갈 신입생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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